개가 인간과 가장 오랫동안 시간을 보내온 가축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물론 인간은 목적에 의하여 많은 가축을 만들어 왔으며 그중 일부와는 깊은 교감도 한다.
대표적인 동물이 개와 말이 아닐까?
교감을 위한 지능과 오랜 시간을 함께하기 위한 목적성, 감정적 교감을 할 수 있는 능력 등
여러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기에 그 개체수가 많을 수 없다.
최초의 개의 출현은 스위스의 케셀록동굴에서 1898년에 발견된 유골이며 이는 연대 측정 결과
1만 2천년에서 1만 4천년 전의 유골이라 확인되었다. 하지만 이 유골이 개의 유골이라 하여
인간 곁에 있는 가축으로서 개일 것이라 추정하진 않는다.
단, 1970년대에 이스라엘에서 발견된 유골에는 사람과 강아지의 유골이 함께 발견되어 가축화가 된
개의 증거라고 추정하기도 한다.
최근 흥미로운 기사를 접했다. 많은 논의가 있지만 흔히들 1만년 전이라고 추정 하는 개와 인간의 가축화 역사가
1만 2천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는 기사이다.
알래스카 주립대 북부박물관 연구팀은 아메리카 원주민이 1만 2천년 전에 개에게 연어를 주기적으로 급여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늑대가 연어를 사냥한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주기적으로 연어를 생존의 수단으로 사냥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을 통해 1만 2천년 전의 것으로 추정된 갯과 동물 정강이뼈의 화학 조사 결과
주기적으로 연어를 섭취했으며 이는 인간이 가축화를 위해 사냥한 연어를 먹이로 주었을 것이라고 가설한다.
개는 일반적으로 늑대의 길들여진 후손이라는 게 중론이지만 늑대가 아닌 별도의 개체군이라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약 1만여년 전 농경사회가 발달하기 전 인간이 버린 음식의 잔해를 먹으면서 개가 인간의 근처에서 번식하고
가축화 되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며 그 과정에서 개는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에 적응하고 인간은 개의 감각을 이용하여
실생활에서 도움을 받으며 가축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일반적으로 10마리의 늑대는 매일 1마리의 사슴을 먹이로 필요로 한다. 그리고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늑대는
하루에 5kg의 고기를 필요로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렇게 많은 양의 음식을 인간이 늑대 즉 가축화 이전의 개에게 줄 만한 여력이 있었을까? 하는 부분에서
개와 인간의 공동사냥이 이루어지며 본격적인 가축화가 진행되지 않았을까 하는 가설이 성립된다.
공동사냥을 통해 그 획득물을 나누는 과정에서 서로가 필요하게 되고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물론 가축화 과정이 진행되고 농경화 사회가 시작 되면서 개는 활동량이 줄어드는 만큼 탄수화물에 대한
적응도가 높아지고 육류의 소비도 줄어들었을 것이다.
늑대와 개는 몇 가지 특징적인 차이를 보인다.
1. 늑대에 비해 개는 탄수화물의 분해 능력이 있다.
2. 의사소통의 차이이다. 의사소통 능력으로 인해 사람과 협조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3. 개는 옥시토신과, GTP 2I라는 유전자의 변이로 인해서 친화력이 발달 하였다. 해당 유전자 변이에 대한
사교성의 증가는 인간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개와 늑대는 99.96%의 유전자가 동일하다. 99.96%라는 건 어느 정도의 유전적 일치를 말하는 걸까?
사람과 견주어 보면 인종 간의 유전자 차이는 0.1%이다. 개와 늑대는 0.03% 차이인 점을 고려하면 개와 늑대는
실질적으로 거의 같은 개체라고 볼 수도 있다. 0.03%의 차이는 한국인과 일본인 정도의 유전적 차이이다..
하지만 이 작은 차이와 가축화의 긴 시간을 통해 늑대와 개는 이렇게 달라졌다.
또 한 가지 개의 특징은 개의 다양화이다. 인간의 목적에 따라 개는 계량화 되었다.
개는 전 세계 약 460여종이 존재하고 있으며 같은 종이 이렇게 다양한 크기와 형태를 보이는 경우는 없다.
자칫 고양잇과 호랑이를 들 수 있겠지만 이들은 같은 고양잇과 동물이 자기 같은 같은 종은 아니다.
개의 경우는 그레이트데인, 세인트버나드, 아이리시울프하운드 등 체고는 약 90cm, 몸무게는 약 80kg까지
나가는 초 대형견부터 체고는 20cm 남짓 몸무게는 2킬로 정도밖에 안 되는 치와와 같은 초소형 견도 존재한다.
같은 종이 40배의 몸무게 차이가 나는 종을 본적이 있는가?
그 형 형태에서도 매우 다양하다. 고양잇과 동물 중 다른 종이지만 삵과 호랑이는 그 형태에서 매우 유사성을 보인다
털의 길이나 색, 체형 등 매우 유사하다.
하지만 개는 털이 없는 차이니스 크레스티드독 부터 사자와 같이 털이 무성한 티베탄 마스티프.
주둥이가 길고 다리가 매우 긴 보르조이부터 주둥이가 거의 없다시피 하고 뭉뚝한 몸매를 가진 잉글리쉬 불도그
그리고 다리가 짧은 닥스훈트나 웰시코기 펨브로크 같은 종까지 셀 수 없이 다양한 털과 체형을 보인다.
인간의 목적과 취향에 따른 선택적 교배로 일부는 대형화 일부는 소형화되면서 그 형태 또한 수백 가지로 달라진 것이다.
생물학과 우생학의 발전으로 개는 이토록 다양하게 변모하였지만 인류는 그 유전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외면하였다.
현재의 개는 대부분 야생에서 생존할 수 없는 개체로 변모하였으며 유기견들이 스스로 사냥하여 살아가기 보다는
인간이 버린 음식물 쓰레기를 찾아 헤매거나 소형가축을 약탈해 먹는 들개들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소형견에게서만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 애완견으로 길러지고 개량된 소형견의 경우는 먹이활동 뿐만이
아닌 외부의 기후에도 견디지 못하고 도태되는 경우가 태반일 것이다.
투견이나 사냥견 역시 스스로 생존하지 못할 가능성은 매우 농후하다.
상호의 필요일지도 모르겠지만 최초와 다르게 유전적으로 변형되고 오히려 그 변형 속에서 생존하는 것만으로도
고통이 되어 버린 잉글리쉬 불도그 같은 견종도 발생하였다.
이제는 인간이 외면하여 불행의 씨앗으로 우리의 반려견에서 성큼 다가온 이러한 마이너스 요소들을 그리고 사회 속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개들을 위해 인간 스스로 동물보호법과 같은 상생을 위한 시스템으로
그 체계를 잡아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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